요 며칠간 틈틈히
'상실의 시대'를 읽고 있다.
작가는 村上春樹 [무라카미 하루키] 이고,
원제는 ノルウェイの森 [노르웨이의 숲] 이다.
한 사오십 페이지만 더 읽으면 다 읽는다.
소설 자체가 약간 오래된 것이어서 지금의 모습하고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현재의 모습과 큰 차이는 없는 듯이 느껴지므로,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배경이 70년대 임에도, 마치 90년대 초반같은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내가 70년대를 살지 않았고, 90년대 초부터 지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일수 도 있다.
나의 모습은 나가사와를 닮은 듯 싶으면서, 와타나베를 닮은 듯도 하다.
나가사와의 무신경한 면, 외교관을 목표로 하는 점이 비슷했고,
와타나베의 처세술도 왠지 나와 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와는 다른 점들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나오코, 미도리, 레이코, 하쓰미 정도가 '와타나베'와 긴밀한 인연을 맺게 되는 여성일텐데,
나로서는 그 누구를 택하라고 하면
정말 수없이 망설인 끝에, 미도리를 택하지 않을까 싶다.
'왜 미도리를 택하는가?' 라고 물어온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인연이란, 그런 것이다."
라고.
모두들 정말 괜찮은
여성들이지만, 하쓰미의 경우에는 정보부족이랄까, 그녀의 출연이 너무 적다.
레이코의 경우에는 딱히 꼬집지는 못하겠지만, 약간은 거리를 두게 되는 것 같다.
나오코는 히로인인데다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마음속에 너무 큰 응어리를 지니고 있어, 내가 풀어줄 자신이 없는 것이다.
와타나베처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오코의 성격은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게 한다.
미도리는 거리낌이 없고, 솔직하다. 하지만 약간은 까다로운 면도 있다.
머리스타일을 깨닫지 못했다고, 2달 동안 아무 말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게 들린다.
현실이 그렇듯이, 이 소설도 그다지 좋은 쪽으로 굴러가는 바퀴는 아니어서,
하쓰미가 죽고, 나오코가 죽고, 와타나베의 친구들도 죽고, 떠나간다.
와타나베는 미도리를 택하게 되는데, 운명이었는지, 일이 그렇게 된 후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과연 내가 와타나베였다면, 일련의 사건들에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 나갔을까?
마지막으로 나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대체 여기가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