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kshooters.com
분류 전체보기
생각하다. Think. 想.
보다. Watch. 見.
읽다. Read. 読.
말하다. Talk. 談.
쓰다. Write. 記.
꿈꾸다. Dream. 夢.
듣다. Listen. 聞.
배우다. Learn. 習.
만들다. Make. 作.
데슈. DeShu. デシュ.
기타. Etc. 外.

그 날 밤의 사건




오늘은 야간자율학습을 빼먹고, 집에서 5시간 좀 덜되게 잠을 잤다.
어제 수행평가를 마무리 하느라고 새벽 3시 30분까지 깨어 있던 탓에, 오늘 학교에서도 틈틈히 졸다가, 결국 집에서 자 버린 것이다.

10시 30분 쯤에 아버지가 들어오셔서 잠을 깼다.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하려는데, 또 잔소리가 들려온다.
요 며칠간 아침을 거르고 다닌 것에 대한 것이었다.
생활 사이클을 바꾸라면서 12시까지 자라고 하신다. 내일은 아침을 꼭 먹고 가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매일 듣는 잔소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은 퉁명스럽게 "먹으면 토할것 같다니까요!" 했다.
술도 하셨고, 내 반응에 화도 나셨는지, "너 그럴거면 학교 가지마." 하셨고, 나는 좋다는 식으로 순순히 수긍했다.
그러자 "공부도 할 필요 없어. 컴퓨터도 꺼. 셧 다운." 하셨다.

나는 펴던 책을 탁 덮고, 컴퓨터 전원을 꾹 껐다.
그리고는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꺼내서 거실로 나왔다.
시키는 대로 바로 잠자리에 누웠다.

아버지는 방으로 들어가서 동생과 이야기를 하신다. 잡담이다.
듣고 있자니 속에서 화가 올라온다. 나는 찍어누르고, 동생은 풀어준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튼 잠이 들었다.

······

누군가 얼굴을 쓰다듬고 있어서 잠이 깼다.
어머니였다.
"우리 아들 얼굴 맨질맨질 하네." 하시는데, 일어날 수는 없고 계속 자는 척을 했다.
어머니는 계속 얼굴을 쓰다듬으시며 "힘들지?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이럴 사람이 아닌데..." 하셨다.
잠이 확 깨면서 눈물이 차 올랐지만, 꾹 참고 자는 척을 계속했다.

갑자기 잠을 자던 동생이 나와서 "엄마 뭐해?" 해서, "오빠 이불 덮어줘." 하시고는 방으로 들어가신다.
끝내 나는 차오르던 눈물을 소리없이 흘렸다.
순간 얼마전에 학교에서 배운 소설가 이청준 씨의 '눈길'을 떠올렸다.


시계를 보니 12시 40분 쯤. 내가 퉁명스럽게 잠자리에 누운지 2시간이 지났다. 아무래도 그 2시간 사이에 나를 두고 두 분께서 싸우신 것 같다. 두 분께 죄송할 따름이다.




굳이 길게 느낌을 쓰기보다는 상황만 적어도, 가슴 속에 '뜨끔!'하는것이 있어, 그것이면 충분한 것 같아서 이 정도에서 글을 마친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스모모ㅡ3ㅡ
0TRACKBACK, 2REPLIES
http://sumomo.tistory.com/trackback/2692204
  2006/11/24 12:06 | link | edit or delete | write reply 
반항의 시대인가요? ㅎㅎ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
  2006/11/24 15:23 | link | edit or delete | write reply 
ㅎㅎ 그러면서 하나둘 어른이 되어가는게지요....
name
passowrd
homesite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