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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여행, 제 3일




화요일. 2006. 08. 22.
일어나서 떠날 채비를 한 후에 식사를 했다. 형이 아구찜을 시켰는데, 아침부터 아구찜을 시켰다고 한소리를 들었다. 강구항의 모습을 죽 둘러 본 후에, 단양으로 향했다. 어떤 트럭을 앞세우고 가는데, 그 트럭이 시베리안 허스키를 우리에 넣어서 가고 있었다. 한마리가 들어있다, 두마리가 들어있다고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한마리였다.

고수동굴에 도착해서 동굴을 둘러보았다. 제주도에서 미천굴을 가보긴 했지만, 석회동굴은 용암동굴과는 또 다른 장관이었다. 대개 동굴은 밖보다 시원해서 조금 추워하면서 들어갔는데, 탐방로가 좀 길고, 계단이 많다보니 나올때 쯤에는 땀범벅이 되었다. 밖으로 나와서 주차장으로 가던 중, 동생이 조르는 바람에 풍선터뜨리기를 해서 하트 쿠션을 받았다.

그리고 단양 8경중 하나인 도담삼봉을 구경 한 뒤,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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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여행, 제 2일




월요일. 2006. 08. 21.
다들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가까운 식당에서 가볍게 식사를 하고, 큰아버지와 형은 남아서 청소를 좀 하기로 하고, 우리 가족은 불국사를 향했다.
역시 천년 고도 답게, 시내 곳곳에서 커다란 왕릉을 볼 수 있었다.
문화유산이 많은 도시여서, 고도제한이 있기 때문에 고층 건물은 지을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기와지붕도 강제로 얹게 하는지, 심지어는 주유소 지붕도 기와로 되어 있었다.
과거의 것들이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물론, 맨해튼(Manhattan)만이 올바른 발전의 지향점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불국사에 도착하니 어느새 열두시. 생각보다 비싼 입장료를 치르고 안으로 들어갔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불국사다. 옆에서는 가이드 누나의 설명을 듣느라고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전부 들으면서 따라다녔겠지만, 우리는 발도장을 찍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다음, 석굴암으로 향했다. 불국사에서 도보로 50분, 차를 타고 15분 거리에 있는 석굴암.
입장요금을 누가 책정했는지, 또 눈물이 난다.
산길을 조금 걸어서 석굴암에 도착했다. 여기저기서 들은 바로는 원래의 모습이 많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수리를 하면서 시멘트로 덮었다든가? 그러면서 천년 동안 발생하지 않던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슬이 맺히면서 내부에 때가 끼는 문제가 생겼고, 실내 온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게 되었다. 박정희 정권 때에도 뭔가 공사를 한 것 같은데 자세한 내용은 들은 적이 없다. 석굴암 주변에는 공사를 하면서 교체된 옛날의 돌들이 놓여있었다.

석굴암을 나와 바로 부산으로 향했다. 잠이 솔솔 와서 눈을 붙였다 떼니 부산의 고속화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태종대다. '대학교'의 대(大)가 아니라 '무대' 할 때의 대(臺)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걸어서 죽 둘러보면 좋겠지만, 힘이 들기도 하고 시간도 넉넉지 않으니 유람선으로 관람을 하기로 했다. 경치가 빼어난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륙도도 보고 이것저것 볼거리는 많았다.
약 40분의 항해(?)를 마치고, 점심 겸 저녁을 먹기 위해 복어 요리를 하는 집으로 갔다.
난생처음 복 요리를 먹어봤다. 복국을 먹었는데, 다른 고기의 매운탕과 별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복어가 이런 맛이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경주에 남겨두고 온 큰아버지와 형을 데려가기 위해 다시 경주로 향했다.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두 사람을 태우고 강구로 향했다. 오늘은 강구항 근처의 민박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열시쯤 되어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마을을 좀 둘러보고 민박으로 돌아와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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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여행, 제 1일




서울 촌놈.
그렇다. 그게 나다. 아직 대전 밑으로 내려가 본 일이 손에 꼽을 정도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려는 내게,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지방을 좀 둘러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언젠가 아버지께 드렸었고,
아버지께서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다.

이번 여름, 고등학생인 나는 학교에 자율학습을 방학 내내 나가야 했다.
다행히도, 개학 전 이틀, 학교 자율학습이 없게 되었고, 그 동안 지방을 맛배기만이라도 하기로 했다.

일요일 저녁, 학원이 끝나면 바로 출발을 해서 화요일 저녁까지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했다.

일요일. 2006. 08. 20.
평소처럼 학원에 가야 하거늘, 아침에 엄마가 주신 정체불명의 시커멓고 신 액체가 문제였다.

아아, 설사가 난다;; ㄱ-
건데기는 두번 정도 설사를 하니까 더 이상 나오지 않고, 그 이후로는 물만 나온다.
약 5분에 한번 꼴로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안되는게, 이래가지고서는 지하철을 타고 학원으로 가는 동안 역마다 내려 화장실에 가게 생겼다.
약간 무리를 해서, 있는 물 없는 물을 전부 배출한 다음 학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가는 도중에는 한번도 급한 일이 없었다. 지하철에서 내린 후에, 역의 화장실을 한번 이용한 뒤로는 내장에 잘 홀드 해 놓았다.
수업 받는 내내도 잠잠했다.

...

수업이 끝나고, 아버지와 던킨 도너츠 앞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젠장, 왜 멀쩡하던 가게가 간판은 싹 철거해가고 문을 닫냐고.. 덕분에 미팅 포인트인 던킨 도너츠는 증발.
이십여 분을 헤멘 끝에 겨우 만났다. 핸드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스모모 曰, "강남 한복판에 공중전화가 어딨어~!! 백미터 내에 한개라도 있으면 장을 지진다!"
동생 曰, "저깄네."

ㅇㅂㅇ, 진짜 저깄다;; 백미터 안에 있다;; 세대 한꺼번에 뭉쳐 있다;;

여튼 우린 대전으로 향했다. 큰아버지를 데리고 같이 경주로 내려가기로 했다.
경주에는 사촌 형이 대학교를 다니고 있다. 경주까지 가서 형의 집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경주라면 다들 수학여행이다 뭐다 해서 한두번쯤이야 오게 되는 곳일텐데, 나는 여적 와 본 적이 없다.
불국사도 와 보지 못했고, 석굴암도 교과서 속 이야기일 뿐이다.

경주에 도착해 형의 집으로 갔다. 형과 형 친구가 같이 살고 있는데, 남자 둘이 사는 집이 그렇지 뭐;;
공사를 한다는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난장판이다; 이래봬도 바퀴벌레는 없댄다 ㅋ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당연히 꾸중을 하셨고, 내가 봐도 꾸중을 들을만 하다..

잡동사니들을 구석으로 몰아놓고 빗자루질을 한 후에, 다들 이불만 깔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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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모ㅡ3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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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도 지났고...




달력을 보니 24절기 중 하나인 입추(立秋)도 알게 모르게 지나갔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그다지 덥지 않았다.

어제만 해도 선풍기를 아무리 틀어도 뜨뜻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트나 마나한 상황이었지만,
오늘은 최소한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지는 않았다.

방학도 슬슬 막바지에 이르렀고, 다시한번 정신 차려서 가지 않으면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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